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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국외소식

美LA 공립 초등학교 도서관 절반, 사서없어 문 닫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훈 특파원 = 미국 제2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의 공립학교 도서관 상당수가 돈이 없어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교육청 산하 600여개 초등학교 가운데 절반이 사서를 비롯한 도서관 운영 인력을 구할 돈이 없어 도서관을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 교육청은 모든 공립학교 도서관 사서 봉급을 부담했지만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고교 도서관 사서 급료만 지원한다.

이 때문에 초등학교 중학교는 교장이 사서나 양호교사, 상담교사 가운데 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고 상당수 학교에서 학부모들의 우선순위가 양호교사라며 사서를 해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도서관 운영 인력의 대량 감축은 캘리포니아주 교원노조와 교육청의 갈등을 격화시키는 불씨가 되기도 했다.

2011년 교원노조는 50여 개 공립학교가 사서 등 도서관 운영 인력을 해고하고 돈이 안 드는 학부모 자원봉사자로 채웠다며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교원노조는 사서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사서 역할을 맡기는 사례도 수두룩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원노조는 일자리 문제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2억500만 달러 어치에 이르는 도서관 장서의 관리 문제이라며 전문 교육을 받은 사서가 없으면 책의 파손과 망실 우려가 커진다고 밝혔다.

지역별 편차도 문제가 되고 있다.

라티노 학생이 많은 이스트와 이스트사우스 지역 학교 57%가 사서가 없는 반면 흑인 학생이 많은 사우스 지역 학교는 26%만 사서가 없다.

흑인 집단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80개 초등학교는 여전히 사서 봉급을 교육청이 지급하기 때문이다.

학부모의 교육열이 뜨거운 지역은 학부모들이 돈을 모아 사서를 고용하기도 한다.

소득이 높은 지역 학교는 따라서 도서관이 잘 돌아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교육위원회 모니카 래티프 위원은 "사서 부족도 문제지만 사서 인력의 불공평한 배치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khoon@yna.co.kr

| 기사입력 2014-02-25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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