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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eBook

대학생들, 전자책 도서관 있어도 사용 안 한다

종이책 대비 전자책 대출비율 3.9% 불과  

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생 김규동(26) 씨는 요즘 취업 준비로 책가방이 무겁다. 학교 교재는 물론 학원 문제집과 자격증 문제집까지 평소에 가지고 다니는 책만 해도 한두권이 아니다. 여기에 짬짬이 읽을 잡지나 소설책까지 추가하면 도무지 가방을 맬 엄두가 나지 않는다.

김 씨가 가지고 다니는 이런 책들 대부분은 학교 도서관에 전자책으로 구비돼 있는 것들이다. 김 씨도 전자책 콘텐츠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꿈만 같은 이야기다.

◆종이책 100권 빌릴 때 전자책은 4권도 안 빌려

국내 대학 도서관들의 전자책 보유수는 갈수록 많아지는 반면 학생들의 실제 대출건수는 한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책 전용 단말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전자책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날로 다양해지지만 전자책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은 아직 적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3분기 서울 소재 한 4년제 대학 도서관의 대출건수를 확인한 결과 종이책 단행본 대출수는 5만6천775건인데 비해 전자책 콘텐츠의 대출수는 2천224건에 그쳤다. 종이책 대비 전자책 대출비율이 3.9%에 불과한 것이다.

이 대학의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전자책의 수는 총 2만4천790종 12만2천632권이. 계산해보면 지난 3개월 동안 12만권 이상의 콘텐츠가 전자 서고에서 한번도 읽히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는 얘기다.

김 씨는 "학교 도서관을 이용해 전자책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거의 사용해보지 않았다"며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갖고 있지 않은 학생들은 잘 이용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에겐 태블릿PC가 더 매력적

그렇다고 전자책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매번 컴퓨터를 키는 일은 아무래도 번거롭다. 콘텐츠를 좀더 편리하게 이용하려면 전자책 전용 단말기가 필요하지만 가격은 물론 태블릿PC와 비교되는 범용성의 한계 등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전자책 단말기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

김 씨는 "전자책 전용기기가 있으면 편리할 것 같긴 하지만 구입할 의향은 없다"며 "차라리 비싸긴 하지만 돈을 조금 더 투자해 갤럭시탭,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PC를 구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전자책 콘텐츠만 볼 수 있는 전용 단말기와는 달리 게임, 인터넷, 동영상 재생,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태블릿PC가 대학생들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부 학생들은 "현재 10만원대 후반에서 20만원대 중반까지 가격대가 형성돼 있는 전자책 전용 단말기의 가격이 5만원대로 내려가도 구입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전자출판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자책 콘텐츠 발간수는 지난 2007년 5만3천303건으로 주춤한 이후 재증가해 지난해에는 23만 271건에 달했다.

그러나 콘텐츠 증가에도 매출규모는 정체돼 1천323억원, 종이 출판대비 5.1%에 그쳤다. 이는 2007년과 비교해 88억원 증가한 수치로 같은 기간 콘텐츠 수가 4배 이상 증가한 것에 비춰보면 다소 초라한 성적표다.

북큐브네트웍스의 이상수 팀장은 "최근 들어 읽을만한 콘텐츠가 점차 늘고 전용 단말기, 태블릿PC 등 콘텐츠를 소비할 좋은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인프라를 깔고 있는 시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의 아이패드 등 태블릿PC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내년쯤이 되면 매출에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직까지는 전자종이 패널의 단가가 비싼 편이지만 단말기의 가격을 더욱 낮추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2010년 11월 28일 오후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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