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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eBook

네이버, e북 10만권 4월 출시…전자책 시장서도 강자 되나

교보문고·예스24와 제휴…베스트셀러도 대거 출시
네이버북스 앱으로 이용…다양한 단말기 호환 강점
 

‘인터넷 검색’ 분야에서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는 네이버(naver.com)가 전자책 사업에 뛰어든다. 관련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인터넷 검색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가 공룡 같은 포식자로 시장을 순식간에 집어삼킬 것이라는 우려와,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전자책 시장을 키우는 데 기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네이버북스’ 베스트셀러 판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다음달 5일부터 교보문고 한국출판콘텐츠(KPC) 예스24 등과 손잡고 문학 인문 등 다양한 장르의 단행본을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네이버북스’를 통해 전자책 형태로 내놓는다.

NHN은 우선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전자책을 내놓기로 했다. 아이폰의 iOS 등 다른 운영체제(OS) 버전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NHN 관계자는 “그동안 네이버북스를 통해 만화 잡지 등만 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단행본 전자책을 내놓기로 했다”며 “10만여권의 전자책을 다음달 5일부터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HN은 초반 흥행몰이를 위해 베스트셀러를 전자책으로 준비 중이다. 《남자의 물건》《스티브잡스》《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빅 피처》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덕혜옹주》등 과거 베스트셀러들을 미끼상품 형태로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

○치열해지는 전자책 시장 경쟁

한국전자출판협회는 작년 전자책 시장 규모를 2891억원으로 추산했고 올해 3250억원, 내년 5838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책 시장에서는 교보문고 인터파크 예스24 등 출판물 유통업체는 물론 삼성전자 SK플래닛 KT 등 단말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교보문고가 아이리버와 함께 지난 1월 내놓은 저가형 전자책 단말기 ‘스토리K’는 출시 한 달 만에 1만대 이상 팔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리더스허브’라는 전자책 플랫폼을 시작한 데 이어 교육 콘텐츠를 강화한 ‘러닝허브’를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 공개했다. LG유플러스도 1월 ‘유플러스 북마켓’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세계 I&C, 영풍문고 등도 전자책 사업을 준비 중이다.

○유통 방식 바뀔까

국내 전자책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폐쇄적인 콘텐츠 유통이다. 예컨대 전자책 유통업체나 단말기마다 적용하는 디지털저작권관리기술(DRM)이 달라 한 번 구매한 콘텐츠를 다른 전차책 프로그램이나 기기를 통해서는 볼 수 없었다.

반면 네이버북스는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에서 볼 수 있는 전자책을 제공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한 단말기라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네이버의 등장에 관련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다.

반면 전자책 업계에서는 NHN이 호환성 높은 전자책을 내놓으면 그동안 더디게 성장해온 전자책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한국출판콘텐츠의 정형선 사업팀장은 “전자책 내용이 동일하면 다양한 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있고 이용자가 많은 NHN 같은 업체가 유리하다”며 “전자책을 모르는 사람도 많아 시장이 활발하지 못했는데 NHN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 국내 전자책 산업이 활기를 띨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기사입력: 2012-03-28 17:28 / 수정: 2012-03-29 01:58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