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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이 종이책을 이길 수 없는 5가지

출처=digitalstrategyconsulting.com

[아시아투데이=조은주 기자]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의 킨들(Kindle)로 '전자책(e북) 혁명'을 이끈 지 3년이 훌쩍 넘었다.

아마존은 지난해 7월 전자책이 하드커버 판매량을 추월했다고 발표했으며 올초에는 전자책이 페이퍼백도 추월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에는 하드커버와 페이퍼백의 총 판매량을 앞질렀다는 발표까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인류의 3대 발명품 중 하나인 종이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면서 전자책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섣부른 판단마저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전자책이 인기를 얻는다 한들 종이책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정보기술(IT) 인터넷웹진 와이어드(Wired)는 지난 6일(현지시간) '전자책이 종이책을 이길 수 없는 5가지 포인트'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전자책에는 근본적인 결함 몇 가지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와이어드는 가장 먼저 “전자책에는 독파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 2월 뉴욕타임스(NYT)의 한 IT 기자는 전자책 한 권을 겨우 독파했다고 고백했다. IT에 정통한 기자가 한권의 책을 읽을 때까지 왜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린 걸까.

이 기자의 답변에 따르면 전자책은 읽기 시작하더라도 '계속 읽기'를 잊어버려 끝까지 읽기까지 상당한 결심이 필요하는 것.

즉 끝까지 읽어야하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종이책보다 부족하다는 것이다. 1000권 이상의 도서가 단말기에 쌓여 있더라도 시야에 들어오지 않으면 잊어버린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읽기 시작한 지 17일째인데 여전히 47페이지"라는 식의 팝업 경고가 있어야 한다고 기자는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전자책은 종이책과는 달리 구입한 책을 한 곳으로 모으거나 정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종이책은 책장을 스스로 정리하고 그 안에 책을 고르는 과정이 존재한다. 하지만 전자책 단말기나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각 어플리케이션마다 책장이 되어버려 여러 곳에서 구입한 전자책을 한 곳에 모을 수 없다.

사사로운 문제일 수도 있지만 사이즈와 종류에 따라 책을 구입하고 정리를 즐기던 독자들에게는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다.

각 운영체제(OS)마다 공통된 라이브러리를 만든다면 일이 수월해 지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와이어드는 전자책이 종이책에게 이길 수 없는 세 번째 이유로 "생각을 돕는 여백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정독자나 열혈 독자라면 대부분 저자와 직접 만나 논쟁을 벌이고 생각한 것을 곧바로 책에 적어두고 싶어 한다.

또 다른 노트보다는 직접 책에, 손으로 쓰는 게 가장 강렬한 생각의 흔적이 되지만 전자책의 경우엔 이런 프로세스가 불가능하다.

와이어드는 기록이 남긴 문화, 책의 재미있는 점은 바로 이러한 흔적을 우연히 발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 번째로는 전자책은 일회성이지만 가격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전자책은 종이책을 인쇄할 때만큼의 비용이 들지 않지만 가격은 종이책과 별 차이가 없다. 현재 각 출판사들이 책정한 정가는 종이책의 할인 가격보다 약간 저렴할 뿐이라는 것이다.  

전자책은 DVD나 CD처럼 빌릴 수도, 지역 도서관에 기증할 수도, 중고로 되팔 수도 없지만 종이책에 버금가는 비용 때문에 함부로 삭제 버튼을 누르지도 못한다. 
 

출처=wiredvision 
   
와이어드는 마지막으로 전자책은 실내 디자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와이어드는 책장이란 본래 자신의 주장과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암묵적으로 소개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장소에 두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 중요한 책과 덜 중요한 책 등 나만의 나열 방법으로 디자인이 가능하지만 전자책에는 이런 기능을 활요할 수 없다. 


더 나아가 타인과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 내 명함도 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런 중요한 곳이 단말기로 숨어버리면 내 주장은 아무도 들을 수 없다는 게 와이어드의 설명이다.


인터넷이 보편화되었지만 이전 매체인 라디오, TV, 영화는 지금도 존재한다. 와이어드는 과거의 미디어가 완전히 소멸된 경우는 없었다면서 전자책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종이책은 절대 소멸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은주 기자 chon24@asiatoday.co.kr>

입력 [2011-06-0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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