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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인가? 모방인가?

獨 구텐베르크 금속활자, 韓 금속활자 모방 의혹 제기

[뉴스엔 김소희 기자]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인가? 모방인가?
2월 21일 오전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에서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자 인쇄기술의 혁명으로 불리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우리 나라의 인쇄기술을 모방했다는 의혹에 대해 소개했다.



독일의 금속 세공사였던 구텐베르크는 1450년 요한 푸스트의 지원으로 금속활자 인쇄본 제작에 성공했다. 납을 주조해 만든 활자본 290개에다 나사식 압인장치와 특수유성잉크를 고안해 글자 크기 20 포인트 42행 성서를 3년만에 180권 인쇄에 성공해 활자 혁명을 이끌었다.

그러나 영국의 존 홉슨 교수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한국의 금속활자를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그 증거로 제시한 '직지'는 1372년 고려시대 백운화상이 만든 상,하 2권의 금속활자본으로 구텐베르크보다 78년이난 앞선 것이다.

1967년 박병선 교수가 프랑스에 보관중이던 이 활자본에 미세한 금속이 발견된 것을 감지해 '금속활자본'이라는 것을 주장했으며 1972년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소개했다. 이를 토대로 '직지'는 2001년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됐다. 또 이규보가 1234-1241년 지은 상정예문에는 고려시대 1200년대 초부터 금속활자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만약 당시 쓰인 금속활자본이 발견된다면 서양보다 200년 이상 앞선다는 의미가 된다.

구텐베르크가 한국의 활자기술을 모방했다는 증거로는 당시 실크로드 등을 통해 동,서양 문물교류가 활발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10년도 안되는 짦은 기간에 활자기술을 발명했다는 것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보통 활자기술은 오랜 시간에 거쳐 전승, 발전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도 704년 무구정광 대다라니경의 목판인쇄부터 시작해 금속활자를 발명하기까지 50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활자 제작 경험이 전무한 구텐베르크가 1400년대 인쇄술이 전무한 상태에서 고도의 기술을 발전시켰다는 것은 석연치않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국과 독일 외에 중국을 포함한 교역로 인근에는 활자기술이 전해진 흔적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과 독일에서 동시에 나타난 유사문명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미국 엘 고어 전 부통령이 2005년 서울 디지털 포럼을 통해 구텐베르크가 교황사절단으로 한국에 온 친구로부터 금속활자 기술을 발견했다는 문헌정보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한국을 사절단으로 방문한 니콜라우스 쿠자누스 추기경과 구텐베르크의 친분관계가 확인되면서 더욱 모방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소희 evy@newsen.com

뉴스엔 | 입력 2010.02.2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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