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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131억원…“세계에서 가장 비싼 책”


세상에서 가장 비싼 책은 가격이 얼마나 될까.

상상도 하기 어렵지만, 무려 130억원이 넘게 팔린 책이 있다.

영국의 일간 텔레그라프는 8일(현지시간) 희귀한 19세기 실물크기의 새(bird) 가이드 책이 경매에서 730만 파운드(약 131억6500만원) 이상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쇄된 책 가격 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책으로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존 제임스 오더본의 ‘아메리카의 조류(Birds Of America)’ 4권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이 책을 산 주인공은 런던의 유명한 북 딜러인 마이클 톨레마셰였다.

그는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서 새 연구가들을 위한 이 가이드 책에 대해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매우 귀중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시한 경매가는 732만1250파운드(131억6543만7812원)로, 이는 예약판매의 추정가였던 400만~600만 파운드(72억~108억원)를 웃도는 가격이다.

프랑스 출신의 조류학자이자 화가였던 존 제임스 오듀본이 1827~1838년 펴낸 이 책은 당시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각종 조류의 삽화와 설명을 담고 있다. 그림책 가운데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며, 무려 435개에 달하는 수채화 물감을 갖고 일러스트를 그렸으며 원본 책은 부드러운 색조를 내는 애쿼틴트 기법으로 찍어냈다.

500종에 달하는 새들의 관한 삽화 1000점이 포함돼있다. 더욱이 새를 실제 크기로 그리고 싶어했던 오듀본의 희망대로 가로 90cm,세로 60cm 크기로 제작됐다는 점도 애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 책이 처음 주목을 받은 것은 10년 전인 2000년 ‘아메리카의 조류’ 한권이 경매에서 570만 파운드(약 102억5000만원)에 팔리면서다. 현재 남아있는 책은 119권에 불과하며, 대부분 박물관과 도서관, 대학 등에 소장돼있어 경매에 나오는 일이 흔하지 않아 희귀성까지 더해지고 있다.

오듀본은 1785년 하타이의 캐리비안 섬에서 프랑스 선장과 정부(현지처)의 사생아로 태어났다.

아무런 화법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그는 자신의 새로운 나라의 광범위하고 컬러풀한 새들의 생활을 그리기로 결심했다. 그리고는 무작정 총과 노트북, 연필을 들고 숲속으로 갔다. 그는 미국을 여행하며 새를 사냥한 뒤 철사에 끼워놓고 그 모습을 그렸다. 1851년에 사망했다.

한편, 이 책은 고(故) 프리드리히 퍼모-헤스케스와 2세인 바론 헤스케스의 문학적인 수집품의 일부였다.

프레데릭 퍼모-헤스케스는 1955년에 3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1950년대 초에 가장 비싼 책들을 수집하는데 돈을 물 쓰듯 썼다. 그의 신탁관리자는 오늘날까지 55년간 그가 수집한 책과 원고, 편지들을 팔아왔다.

그의 수집품 중에 다른 하이라이트 작품은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편지로, 투옥된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를 비판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편지는 34만9250파운드(약 6억3000만원)에 경매가 진행됐으며, 예약판매 추정가는 15만~20만 파운드였다.

<장연주 기자 @okjyj>
yeonjoo7@heraldm.com  헤럴드경제 | 2010-12-09 0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