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학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한 대학생 수가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초등학생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토익 등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와 인터넷 자료 수집 등의 영향으로 대학생이 책을 멀리 하는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대학 등록생이 364만3468명인 점을 감안하면 대학생 1명이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횟수가 1회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이 조사는 전국의 일반대학, 전문대학, 대학원에 있는 모든 도서관(단과대 도서관 포함)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반면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는 초등학생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초등학생의 누적 인원은 1191만9451명으로, 같은 기간 대학생 수의 5배가 넘는다.
초등학생의 대여 횟수는 2006년 226만6740명과 비교할 때 4년 새 5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전체 초등학생 수(330만1437명)를 고려하면 1명당 평균 3.6회 학교 도서관을 찾아 책을 대출한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8일 발표한 ‘2010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초등학생 1명이 한 학기동안 읽은 책은 평균 29.5권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논술이 강화되면서 독서도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000년대 중반 이후 학교도서관에 사서교사가 많이 배치된 것도 초등학교 도서관 이용률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책을 멀리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높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대학생 대출 급감 원인에 대해 “직접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전자책(e-book) 등을 활용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남대 문헌정보학과 정준민 교수는 “취업난으로 대학생이 토익이나 자격증 공부에 몰두하다 보니 독서의 중요성을 잊어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 대학 교수는 “학교 도서관에 읽을 책이 많이 없는 것도 대학생을 도서관으로 유인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국민일보][2011.03.29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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